수채화를 잘 그리는 10가지 비법

요즘 마나님께서 수채화를 배우기 시작하셔서 집안 구석구석에 화구와 관련 서적이 널려 있습니다. 아침에 회장님 뵈러 가면서 하나 집어든 책이 김충원 교수의 "수채화 쉽게 하기"라는 책이더군요. 대충 훑어만 봤는데도 왠지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책 앞부분에 수채화를 잘 그리는 10가지 비법이 나오는데 비록 수채화 뿐 아니라 두루 적용할 만한 내용 같아서 따로 뽑아봅니다. 특히 프로그래머로서 동감이 되는 부분이 많더군요. 프로그래밍이 또 한 아~ㄹ트 하지 않겠습니까? ㅎㅎ

1.수채화에 관한 어두운 기억은 모두 잊습니다.

과거에 어설프게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기억 때문에 늘 한계를 긋고 그 안에서 머물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제가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에 비해 요즘 서점에 가면 좋은 프로그래머가 되는데 도움이 되는 책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기 어렵지요. 반면에 입에만 달고 실력 향상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어설픈 입문서들은 어찌나 많은지...

2. '잘 그린 '그림'에 대한 고정관념을 없앱니다.

프로그래밍은 그림과 달리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기에 이 항목은 직접 적용하기에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너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라는 쪽으로 정리되더군요. 프로그래머 중에는 정말 4차원에서 온듯한 천재들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인생 끝나는 거죠. 너무 큰 것을 바라지 말고 작게 작게 프로그래밍 자체를 즐기면서 꾸준히 하는 것이 옳은 듯합니다.

3. 간단하고 쉬운 그림부터 시작합니다..

요즘은 사용자 환경이 복잡해서 단순한 프로그램 짜는 것이 힘들지만 가능하면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했더니 되더라'는 경험은 자신감을 줍니다. 전 프로그래머로 성장하는 과정이 RPG 게임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전, 탐험, 성취... 그리고 득템;;

4. 먼저 수채화의 특성을 파악합니다.

개발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개발 환경에 익숙해지라 것이겠네요. 일단 에디터는 손이 기억하게 해야겠죠? 사용하는 언어와 프레임웍도 충분히 숙지해야 하고요. Think in Java라는 책을 첨 알았을 때에 얼마나 제목에 감동을 받았는지...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로 생각해야 하는 것처럼 Java를 잘하려면 Java로 생각해야 합니다. 괜히 C++에는 있는데 왜 Java에는 없느냐고 투덜거리지 말고...

5. 흉내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에게 공통으로 부족한 게 흉내 내기입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해 놓고는 백지에서 시작하려고 하는 그 고집은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물론 저도 그랬지만 말입니다. ^^);;

반면에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배울 때에 따라하기를 늘 합니다. '딴다'고 말하죠. 고수를 따라하는 것을 결코 창피한 일이 아닙니다. 특히 요즘은 훌륭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많습니다. 그냥 다운 받아서 압축을 풀면 바로 볼 수 있지요. Java 같은 경우는 Java API 소스 중 단순한 것부터 보면 많이 도움이 됩니다. 내가 사용하는 이 객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면 이해도 깊어지고 좋더군요.
API 문서를 봐도 잘 이해가 안 되는 게 많기도 하고요.

6. 스케치로 기초를 다집니다.

밑그림이 잘못되면 아무리 예쁜 색을 칠해도 좋은 그림이 될 수 없는 것 처럼 좋은 프로그램은 충분한 생각에서 나옵니다. 생각을 돕는 원칙, 격언, 기술들이 많습니다.

7. 즐기면서 그립니다.

달리 말이 필요할까요? 프로그래밍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전 재미 없는 것을 억지로 하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지만 첨 입문한 중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프로그래밍을 계속하고 있고 늘 잘하려고 노력합니다. 프로그래밍은 정말 중독성이 있습니다.

8. 누군가와 함께 그립니다.

전 프로그래밍을 하는 초기에 좋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서로 격려해주고 도움을 주고 감탄해주는 친구 덕분에 더 신나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습니다. 뭘 했느냐가 아닌 어떻게 했느냐에 관심을 갖어주는 친구나 동료들은 소중한 자산입니다.

9.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정말 소프트합니다. 전문 프로그래머가 되면 자신의 작업에 책임을 져야 하지만 다른 분야들에 비하면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많습니다. 디버깅, 리팩토링 할 수 있는 다른 분야가 뭐가 있나요?

10. 서두르지 않습니다.

프로그래밍은 늘 새롭습니다. 제가 배웠던 기술 중에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배워야 할 것들은 많고요. 너무 성급하게 달려들지 말고 평생 배우고 익히겠다는 생각으로 사는게 좋습니다. 어느날 스스로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아는 컴퓨터가 나와서 프로그래머를 패기 처분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그냥 목록만 쓰려고 했었는데 좀 심심해서 한두 줄 제 생각을 붙인 다는 게 사족처럼 되어버렸네요. 여기에서 미리보기를 하시면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by 박성철 | 2008/03/25 03:44 | 프로그래밍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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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쿨짹 at 2008/03/25 06:36
수채화 그리기 너무 좋아합니다. 많은 스타일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너무 고정된 스타일로만 그려진 수채화를 '잘 그린' 수채화라고 했던 거 같아요. :) 나중에 작품 올려주시길 기대할게요.
Commented by 유월향 at 2008/03/25 11:51
IT밸리에 웬 수채화 이야기??? 밸리를 잘못 고르셨나???
하고 들어왔더니 이런 이야기군요. ^_^;;;
저는 제 상황에 맞는 쪽으로 저 10가지를 바꿔봐야겠습니다. :D
Commented by 박성철 at 2008/03/25 20:10
쿨짹님//자..작품...이제 막 배우는 거라서요. ;;;
유월향님// 두루두루 적용될 것 같더라고요. 블로그 쓰고 좀 알려주세요. ^^
Commented by sasac at 2008/03/26 16:22
그래도 수채화는 어려워요. 요즘 그림배우세요?
Commented by 박성철 at 2008/03/26 19:10
sasac// 글 좀 잘 읽어봐... 그리고 쉬운 그림은 있는거?
Commented by mong at 2008/04/01 11:16
나도 그림 배우러 다니고 싶어요.
피아노도 더 치고 싶고,
요리도 배우고 싶고, 퀼트도..
배우고 싶은게 너무 많네.
사모님 부럽다!!!
Commented by 박성철 at 2008/04/02 18:07
mong// 유치원 보낼 때까지는 그냥 접고 사셔... ㅎㅎ
Commented by 쑤짱 at 2008/04/03 12:43
오랜만에 이글루스 들어와서 실장님 댁에 왔더니 좋은 글을 적어 놓으셨군요.
첨 읽으면서 진짜 수채화 얘긴 가보다 했는데.. 아니네요^^
좋은글 잘 읽었어요^^
Commented by namo at 2008/04/14 11:48
저도 그림을 그려보려고 이 책 시리즈 2권(인물, 풍경)을 구입했는데, 선긋기만 해보고 본격적으로 시작도 못했네요...
Commented by 소내기 at 2008/08/24 14:07
간만에 다시 읽으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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